연천은 콩산지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에는 연천콩을 재료로 하는 콩요리 맛집들도 많다. 시골집 할머니가 정성스레 만들어주시는 두부, 콩요리가 생각나는 설악원조순두부도 연천 전곡의 숨은 맛집이다. 이곳에서 순두부와 청국장을 맛본 후기를 공유한다.
상호면에 '설악'이 들어가지만 이곳은 연천 전곡역 인근에 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외관에 크게 붙은 간판을 통해 이곳이 두부 요리 식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가게 입구를 들어서면 할머니가 사시던 시골집에서 나는 청국장 냄새가 구수하게 퍼진다.
가게 한편에 마련된 연탄난로 위에 끓고 있는 주전자, 그 뒤로 보이는 알 부화기가 눈에 띈다. 나이 드신 할머니 사장님께서 홀로 운영하시는 듯한 가게는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이 가득했지만, 먼지 쌓인 것 없이 깨끗했다. 얼핏 보이는 주방도 부지런히 관리하고 닦으신 듯 윤이 났다. 점잖고 조용하신 사장님의 성품이 가게 곳곳에 묻어나 인상적이었다.
1. 설악원조순두부 영업 정보
< 설악원조순두부 영업 정보 >
○ 영업시간 : (월 ~ 토)10시 ~ 19시
○ 휴무일 : 일요일
○ 주차 : 식당 근처 대로변 주차 가능
○ 메뉴 : 순두부, 청국장, 된장찌개, 콩국수 각 8천 원 / 두부구이 1만 원 / 두부찜, 두부찌개 (대) 34,000원 (소) 23,000원
○ 특이사항 : 연천 비무장지대 아카시아 벌꿀도 판매함.
화이트보드에 보드마카로 적힌 메뉴들은 군더더기 없었다. 두부 요릿집에 걸맞게 모두 콩이나 두부를 사용한 요리들이다.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쌀, 김치, 콩, 고춧가루 등은 모두 국내산(연천) 재료를 사용하신다고 하신다. 연탄난로에서 끓인 보리차를 받으며 우리는 순두부찌개와 청국장을 부탁드렸다.
2. 설악원조순두부 순두부찌개, 청국장 리뷰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반찬이 특이했다. 우리가 방문한 날이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날이었는데, 그에 맞게 보름나물 반찬을 해주신 것이다. 무려 10가지 나물반찬이 순두부, 청국장과 함께 올려졌다. 좋아하는 나물 반찬을 10가지나 먹을 수 있다니 운이 좋은 날이었다.
이날은 보름나물 반찬이 나왔지만, 평소 이 식당을 방문하면 맛깔스런 김치와 나물이 골고루 구성된 정갈한 상을 내어주신다.
이곳 순두부찌개는 얼큰 순두부이다. 직접 만든 순두부 특유의 질감이 살아 있는 순두부에 새우젓과 고춧가루, 파로 맛을 내었다. 고춧가루의 칼칼함과 새우젓의 감칠맛의 조화가 좋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순두부 식감도 좋았다. 그냥 먹어도 좋고 밥 위에 얹어 비벼 먹어도 좋은 맛이었다.
청국장도 맛을 보았다. 큼직한 콩이 듬뿍 든 청국장에는 씻은 김치, 두부, 대파 등이 들었다. 구수하고 편안한 맛이었다. 청국장 콩의 씹히는 식감도 부드럽고 고소했다. 사실 청국장은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청국장 특유의 맛이 고스란히 배인 이 찌개는 먹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꽤 있을 듯하다. 하지만, 평소 청국장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찌개였다.
이날은 밥도 특별했다. 보름나물과 함께 찰밥을 주신 것이다. 윤기 흐르는 찰밥은 그 감칠맛이 밥만 먹어도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밥이었다. 나물과 함께 먹기에도 좋은 밥이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보름 밥상에는 김치를 올리지 않아 식탁에 김치를 올리지 않으셨다고 했다. '그렇구나' 하며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그래도 김치 좀 주시겠어요?' 하는 부탁을 하셨다. 사장님께서는 요청한 테이블에 김치를 주시면서 우리에게도 김치를 올려주셨다. 사진을 따로 찍지 않아 없지만 큼직한 무김치였는데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김치맛을 보니 음식 내공이 상당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 가지 나물 반찬도 남김없이 맛보았다. 나물 반찬하면 흔히 생각하는 무나물이나 도라지부터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두릅과 망촛대, 고비나물까지 모든 나물이 하나같이 훌륭했다. 적절한 간에 들기름을 살짝 둘러 고소함까지 추가한 나물 반찬들은 두 사람이 먹기 꽤 많은 양이었지만, 맛있게 싹싹 다 비워냈다. 묵나물은 불리고 양념하는 과정이 품이 많이 들고 번거롭다. 좋아하지만 그 번거로움 때문에 직접 해 먹기 어려운데 보름 하루 전 우여히 찾은 식당에서 이렇게 푸짐한 나물밥상 한상을 받아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3. 설악원조순두부 순두부찌개, 청국장 총평
연천콩으로 직접 만든 순두부와 청국장은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려 깊은 맛이 났다. 소박하지만 든든한 꽉 찬 밥상을 받은 느낌이 드는 식사였다.
무엇보다 보름 나물, 찰밥과 함께 한 이날의 식사는 참 인상 깊었다. 사장님께서 단순히 장사만을 위해 식당을 운영하시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진심과 식당에 대한 깊은 애정이 음식을 통해 손님에게 전달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고마운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기분 좋은 한 상을 선물 받았던 하루였다.
'맛집 > 맛집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천 아도니스 CC 인근 손두부 맛집, 보성손두부 순두부비빔밥 리뷰 (0) | 2023.06.06 |
---|---|
연천 전곡 조선쌈밥 우렁이 제육 쌈밥 리뷰 (0) | 2023.06.05 |
연천 손두부 맛집, 오두막 가마솥 손두부 두부전골 리뷰 (0) | 2023.02.25 |
구로디지털단지 무제한 회전초밥 갓파스시 구로점 리뷰 (0) | 2023.01.18 |
광명 소하 맛집, 산촌신쭈꾸미 리뷰 (0) | 2023.01.10 |